아이패드용 카카오톡이 출시된다고 한다

저는 카카오톡을 대단히 싫어합니다. 카카오톡보다 백만 배 뛰어난 텔레그램이 있는데 왜 카카오톡을 쓰고 있는지 의아할 뿐이죠. 물론 그 답은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만.

카카오가 아이패드용 카카오톡을 출시한다는 클리앙 글을 보았습니다. 생각이 난 김에 왜 카카오톡이 개 구리고 텔레그램보다 못하며. 텔레그램은 왜 카카오톡보다 나은지 적어볼까 합니다.

멀티 디바이스

아이패드 앱을 내놓으면서 카카오가 우리도 멀티 디바이스 지원해요!!(당당)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개 풀 뜯어먹는 소리입니다. 그게 됐으면 내가 맥북에서 굳이 sleepwatcher까지 설치하면서 카카오톡을 종료시키는 짓은 하지 않았겠지.

자세히 읽어보니 아이폰 1대, 아이패드 1대, PC 1대 해서 총 3대 기기에서 접속이 가능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라인 메신저가 그런 방식을 택하고 있죠. 그래도 위챗 수준은 면했네요. 그거라도 지원해주는 게 어디냐 - 그게 딱 카카오톡의 현주소입니다.

카카오톡도 봇 있어 할 지도 모르겠는데 카카오톡은 반쪽짜리 봇만 지원합니다. 텔레그램이 애저녁에 봇을 만들 때 카카오톡은 스티커 팔아먹기 바빴고, 카카오톡이 봇을 지원할 즈음에는 텔레그램은 이미 인라인 봇을 지원하기 시작했죠.

인라인 봇이 뭔고 하니, 채팅방 내에서 채팅방에 없는 봇을 호출할 수 있는 겁니다. @ 뒤에 봇 아이디와 쿼리를 적어서 채팅방에 띄우면 봇이 채팅방에 없어도 쿼리를 처리해서 그 자리에 결과물을 날려줍니다. 텔레그램 소개 페이지에 잘 적혀있군요.

이걸 활용하면 채팅하면서 바로 유투브 비디오를 검색하거나 gif를 검색하거나 여타의 수많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약간의 코딩 지식과 검색하는 시간을 투자하면 직접 봇을 만들어버리는 것도 가능하죠. 튜토리얼이나 문서화도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고 라이브러리가 정말 수십 종류인 데다가 이런 봇의 등록을 관리하는 봇이 따로 있어서 바로바로 처리가 되거든요. 카카오톡이요? 봇 삭제하는데 일주일 걸립디다.

사실 오래 걸리는 것보다 초심자가 따라할 수 있도록 스텝 바이 스텝 튜토리얼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카카오톡은 그딴 거 없죠. 물론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스텝 바이 스텝 예제 봇이 있긴 합니다만.

이외

사실 카카오톡의 가장 큰 문제는 메신저를 지나치게 플랫폼화했다는 겁니다. 물론 이걸로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 입장이니 그렇다손 치더라도 사용자 경험은 갖다 버렸다는 게 문제죠.

일례로 최근에 안드로이드 UI를 완전히 개박살내면서 뒤집어 엎고서는 구글의 머티리얼 가이드를 따랐습니다~~ 라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저는 안드로이드를 잘 안 쓰고 당분간은 안 쓸 것 같으니 안드로이드 클라이언트 UI 개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만 답장 기능은 정말로 화가 날 정도입니다. 뭔가 텔레그램이 좋다고 하니 따라는 해야 겠는데 따라했다는 소리는 듣기 싫어서 완전히 거지같이 구현한 걸로 밖에 안 느껴졌거든요.

텔레그램에서 답장을 하려면 그냥 슥 슬라이드 해서 보내면 됩니다. 카카오톡에서는요? 1초 동안 메세지를 누르고 있으면 팝업이 (2018. 11. 1. iOS 최신 클라이언트 기준으로) 8개가 뜨고 그 중에서 답장을 찾아서 눌러야 답장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메신저 사용에 있어서 1초라는 시간은 꽤 긴 시간인데 말이죠. 과연 릴리즈하기 전에 써보기는 했는지, 이걸 쓰라고 추가한건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그래놓고서 답장 기능 생겼다고 꽤 대대적으로 홍보했죠? 양심의 상태가 거의?

한 가지 더 카카오톡에서 상상도 못했던 기능인데, 텔레그램에서는 챗 단위로 알림음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카카오톡도 그거 돼 라고 하던데 카카오톡은 챗 별로 켜고 끄고만 되고(그리고 그것도 도입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걸로 기억하는데) 다른 알림음을 설정할 수는 없죠.

이렇게 사용자 경험에 유익한 기능은 대거 누락해놓고서는 무슨 뉴스에 검색에 선물에 카카오 페이까지 덕지덕지 뭉쳐놨으니 모바일 메신저 앱 크기 하나가 얼마? 195MB? 거의 어지간한 게임 수준의 공룡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런데 더 짜증나는 건 메신저는 사용자 많은 게 장땡이라는 겁니다. 거기다 시장 선점을 잘 해서 노인네들은 카카오톡을 쓰려고 스마트폰을 사고 있고 노친네들이랑 연락을 해야 하는 중장년층도 카카오톡을 벗어날 수 없는 거죠. 사용자가 몰려 있으니 당연히 홍보·개발팀 입장에서는 카카오톡을 타겟으로 개발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카카오톡은 무슨 개삽질을 해도 살아남을 거라는 거죠. 적어도 한국에서는.


사실 텔레그램도 찾자면 깔 게 없는 건 아닙니다. 클라우드 동기화 방식이라서 메시지 발신과 수신 사이에 꽤 시간 차가 있고, 클라이언트는 완전히 분화되어 버려서 기기 간 기능이 비대칭성을 이루기 시작해버렸죠. 하지만 그래서 이런 부분이 메신저로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하고 사용자 경험을 해치느냐 하면 글쎄요.

생각해보니 텔레그램은 아예 문의를 텔레그램 내에서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결이 되든 안 되든 일단 24시간 내에 답변을 주죠. 적어도 개발팀에 전달하겠다는 답변이라도 말이죠. 카카오톡은 어떻게 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