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된 맥북 프로를 보면서

백투더맥의 글이다

그렇다고 SD카드 슬롯이 없는 맥북 프로가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SD카드 슬롯 없는 제품의 구매를 거부할 만큼 이용자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이전 모델에 비해 불합리하다고 여겨지는 결정에 화를 좀 낼 수는 있지만, 어차피 다른 대안도 없지 않나. 애플은 그저 영악하게 장사를 잘 하는 것 뿐, 혁신이라고 말할 가치도 없다.

윈도우를 쓰다가 맥으로 넘어온 건 사실 맥보다는 OS X이 궁금해서였다. 당시 탈옥툴은 OS X용이 좀 더 일찍 나오곤 했으니까. 중국 팀들이 들어온 이후로는 OS X용 보다는 윈도우 용이 더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도 그렇고 창 조작 윈도우가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 달려있던 것도 신기했었다.

하지만 정작 사고보니 그런 것들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달랐다. 정말 사소한 부분까지도 OS X에서는 신경을 쓰고 있었고 그런 부분이 OS X이 나를 매료시킨 요인이자 많은 사람들이 OS X 욕하면서도 떠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버그 천국인 지금까지도.

예를 들어보자. OS X에서 되는데 윈도우즈에서 안 되고 어쩌고 하는 것만큼 의미없는 시간낭비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비교하려니 피치 못하게 시간 낭비를 좀 해야겠다. OS X에서 선택상자가 나타난 이후에 파인더에서 드래그해 던져넣으면 그 파일이 나타난다. 하지만 윈도우즈에서는 그렇게하면 파일이 그 위치로 이동해버린다.

직관적인 관점에서 전자가 정답이다. 여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정말 사소한 부분이지만 사용하는 즐거움이 있다. 아 물론 정말 사소한 부분에서 신경을 긁는 경우도 있다사실 많다.

맥에만 있는 훌륭한 서드파티들도 아마 OS X을(그리고 아마도 macOS를) 사용하는데 즐거움을 주는 요소 중 하나겠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정확히 그 반대도 있으니 패스. 예를 들자면 윈도우에서 사용하는 웹캠 촬영 환경을 구축하는데 거의 1년이 걸렸다. 하지만 Alfred는 예외다. 이건 진짜다. 컴퓨터 사용의 알파이자 오메가라는 표현이 아깝지가 않다. Alfred때문에라도 윈도우즈로 못 넘어갈 것 같기도 하다. 반대로 윈도우용 Alfred가 나오면 넘어가는 걸 진지하게 고려할지도 모르겠다. Win 10에서 실행창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는데 음… 아직은 Alfred에 못 미친다고 본다, 제대로 써보지는 않아서 확신은 못 하겠지만 Win XP 쓸 때도 win+r 조합으로 간간이 쓰던 기능이니 내가 아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본다1.

하지만 최근 세 세대의 가장 진보한 데스크탑 운영체제들이 작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한글 입력 관련해서는 버그가 넘쳐나고 여기저기서 오류를 뱉고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안 되어서 복장을 터뜨리게 한다. 가장 마지막으로 복장이 터진 건 AirDrop이 안 되던 문제(결국 mDNSResponder로 내리면서 해결된 그 문제)였다. 그거 좀 된 문제같은데 라고 생각하신다면 그 이후로는 새 운영체제가 나와도 .2 버전부터 설치해서 그렇다. .0은 차치하고 .1을 골드 마스터라고 불러야 맞지 않나 싶다. 이럴 거면 베타 기간은 왜 있는건가 싶다.

하드웨어로 가면 더 암울하다. 아이폰 7에서는 3.5 파이 잭을 없애면서 용기라고 이빨을 깠다. 기왕이면 그 용기로 라이트닝 치우고 USB-C로 바꾸지 그러셨나 싶다. 그러더니 프로 라인업에서는 SD 카드를 치우면서 거추장스럽고 대안이 있다고 또 입을 털고 있다. 그러면 왜 거추장스럽지도 않고 대안도 없는 맥세이프는 없애셨냐.

한 때 현 무슨 차에서 차 크기만 키우면 고급차가 되는 줄 아는 것 같다는 평을 듣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사과회사가 그 전철을 밟는 느낌이라서 아주매우 불안하다. 뭐 내가 걱정해 줄 상대는 아니다만 안드로이드가 정말 불편하거든.

  1. 어떤 식이냐면 Alfred로 미리보기 앱을 열려면 내가 설정한 단축키로 창을 불러내어서 미리보기preview를 입력하면 된다. 하지만 실행으로 그림판을 불러내려면 paint만이 유효한 호출이 된다. notepad(메모장)은 그럭저럭 금방 적응이 되는데 머릿속에서 그림판을 paint와 연결짓기까지 거의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워드패드는 아직까지도 영어이름을 모른다.